유연함이 재능이 아닐 때: 과가동성 회원에게는 조절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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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부터 다리가 귀 옆까지 올라가는 회원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상급자 같지만 정작 본인은 어깨가 자주 빠질 것 같다고 하고, 수업 다음 날이면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과 피로를 호소합니다. 호주 폴스타 필라테스의 캐서린 지아니토 원장은 이런 과가동성(하이퍼모빌리티) 회원을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회원"으로 꼽습니다. 범위를 잘 내는 몸일수록 가르치는 문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1. 유연한 것이 아니라, 잡아 주지 못하는 것
과가동성 회원의 관절은 인대와 관절낭 같은 수동 구조가 남들보다 느슨합니다. 관절이 저항 없이 더 멀리 움직이니 겉으로는 유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동 구조가 해 주지 못하는 안정화를 근육이 전부 떠맡아야 하는 상태입니다. 그 근육 조절이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가동범위 끝에서 관절은 사실상 무방비가 됩니다. 원인을 짚기 어려운 통증, 잦은 잔부상, 남들보다 빨리 오는 피로가 그 결과입니다. 서 있을 때 팔꿈치와 무릎이 과신전되어 있거나, 훈련 없이도 늘 유연했다고 말하거나, 관절이 갑자기 힘이 풀리는 느낌을 이야기한다면 과가동성을 의심하고 수업 설계를 바꿔야 합니다.
2. 범위를 더 주는 진행은 이 회원에게 퇴보다
우리가 쓰는 표준 진행은 대개 범위와 부하를 더하는 방향입니다. 그런데 과가동성 회원에게 조절 없이 범위를 더하는 것은 진전이 아니라 보상의 초대장입니다. 스완에서 더 깊이 젖히고 싱글 레그 스트레치에서 다리를 더 낮게 뻗는 모습은 발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육 대신 인대에 부하를 옮겨 싣는 중일 가능성이 큽니다. 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리를 조금만 더 낮게, 조금 더 멀리처럼 범위를 부르는 큐, 그리고 수업 끝의 수동 스트레칭은 이 회원에게 역효과입니다. 이미 긴 조직을 더 늘려 주는 것은 한 시간 동안 쌓아 올린 조절 훈련을 지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3. 조절을 가르치는 두 가지 도구, 규칙과 템포
먼저 동작을 시작하기 전에 멈출 지점을 규칙으로 정합니다. 무릎이 다 펴지기 전에 멈추기, 플랭크에서 팔꿈치는 살짝 굽힌 채 유지하기, 다리는 오늘 골반 높이까지만. 수동 범위 직전, 근육이 관절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바로 그 지점이 훈련 존입니다. 큐는 위치가 아니라 노력을 불러야 합니다. 다리를 곧게 펴라는 말은 과신전을 만들지만, 허벅지 뒤 근육이 다리를 붙잡고 있는 느낌을 찾으라는 말은 능동적 지지를 만듭니다. 다음은 템포입니다. 빠른 동작은 모멘텀이 관절을 수동 범위 끝까지 데려가 버립니다. 특히 돌아오는 구간을 나가는 구간보다 두 배 느리게 시키면 조절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스프링이 부하와 감각 피드백을 함께 주는 리포머는 이 훈련에 특히 유용한 기구입니다.
실전 적용
내일 수업에서 유연하다고 칭찬만 해 온 회원 한 명을 떠올려 보세요. 그 회원의 동작 하나에 멈출 지점 규칙을 세우고, 돌아오는 구간을 두 배 느리게 주문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해 주세요. 범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범위를 조절할 힘이 아직 없어서이며, 지금 이 작은 범위가 보기보다 훨씬 힘든, 회원 몸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요. 발레나 리듬체조 경력의 유연한 회원이 많은 한국 스튜디오에서, 유연함을 이렇게 다시 정의해 주는 한마디는 회원의 운동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무리
과가동성 회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넓은 범위가 아니라 이미 가진 범위를 스스로 다스리는 힘입니다. 오늘 회원의 유연함에 감탄하는 대신, 그 유연함을 붙잡아 줄 근육을 깨워 주고 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스튜디오에서 가장 유연한 회원은 어쩌면 가장 세심한 설계가 필요한 회원일지 모릅니다.
참고: Teaching Hypermobile Clients: Why Control Comes First and How to Coach It — Polestar Pilates Australia Blog (Catherine Giannitto)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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