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여성 잠재고객 9명이 말한 진입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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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를 운영하다 보면 등록한 회원의 목소리는 자주 듣게 됩니다. 상담 후기, 수업 피드백, 재등록 상담까지 데이터가 쌓이니까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상담까지 왔다가 등록하지 않은 사람, 3개월 다니고 조용히 사라진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연구는 바로 그 사람들만 골라 만난 기록입니다.
이 연구가 살펴본 것
건국대 임지애·허영진 연구진은 필라테스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았거나 하다가 그만둔 여성 9명을 목적 표집해 1:1 심층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무경험자 6명, 유경험자 3명이며 서울·경기·인천·대전 거주 20~60대입니다. 기존 연구 대부분이 이미 다니는 회원의 만족도를 설문으로 측정한 반면, 이 연구는 등록하지 않은 쪽의 이유를 직접 들었다는 점이 다릅니다. 면담 내용을 전부 녹취·전사한 뒤 귀납적 코딩으로 범주를 만들었고, 그 결과 비용, 이용권 구조, 시간·스케줄, 강사 전문성·신뢰성, 환경, 센터·프로그램 정보라는 여섯 개 주제가 도출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여가 제약 모형에 따라 개인적·대인적·구조적 세 층위로 정리했는데, 핵심 결론은 이 요인들이 따로 작동하지 않고 서로 맞물려 참여를 막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저가 센터를 찾는 대신 아예 시작을 포기했고,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1. 비싸서 못 오는 것이 아니라, 싼 곳을 믿지 못해서 못 옵니다
참여자들은 필라테스 가격이 높다고 인식했습니다. 한 20대 참여자는 월 20만 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하지만 1:1 수업은 그 금액으로 불가능해 시작조차 망설여진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되는 답변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60대 참여자는 저렴한 곳에 가면 허리를 다칠까 봐 걱정된다며, 주변에 싼 센터가 있어도 강사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선택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고가는 부담스럽고 저가는 불안한, 상반된 두 신념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제 구조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280만 원짜리 다회권 이야기를 들은 30대 참여자는 나와 맞는 운동인지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큰돈을 내는 것이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가격 자체보다 초기에 목돈을 걸어야 하는 구조가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2. 강사를 고르고 싶은데, 고를 기준이 없습니다
참여자들은 강사의 자격과 경력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정보를 해석하지 못했습니다. 한 20대 참여자는 상담을 가면 자격증이 벽에 붙어 있는데 그게 무엇을 증명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센터 입장에서는 전문성을 보여주려 걸어둔 자격증이 소비자에게는 판독 불가능한 기호였던 셈입니다. 신뢰가 깨지는 지점도 명확했습니다. 상담 때 안내받은 강사와 실제 배정된 강사가 달라 몇 번 나가다 그만뒀다는 사례가 나왔고, 강사가 내 몸 상태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이유로 재등록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3.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을 포기합니다
센터가 너무 많고 정보도 너무 많아서 기준을 세울 수 없다는 진술이 반복됐습니다. 나에게 맞는 수업이 1:1인지 그룹인지도 모르겠다는 40대 참여자의 말처럼, 정보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탐색 피로가 쌓여 결정을 미루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반대 방향의 발견도 있었습니다. 어떤 근육을 어떻게 쓰라는 식으로 운동 원리를 설명해 둔 SNS 글을 보고 여기는 제대로 하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을 결심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할인 정보나 체형 변화 사진이 아니라, 해부학적 설명이 신뢰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현장 적용
연구진이 센터 차원에서 즉시 실행 가능하다고 제안한 것 중 하나만 골라 본다면, 프로그램 난이도 라벨링입니다. 초급·중급·고급을 표시하고 교정·재활·체력향상처럼 목적별 가이드를 붙이는 것으로, 상담 전 단계의 선택 피로를 줄이는 장치입니다. 여기에 강사 이력을 자격증 사진이 아니라 이 강사가 어떤 회원을 주로 맡고 무엇을 잘하는지 한 문장으로 풀어 쓴 소개로 바꿔 보시길 권합니다. 강사 변경이 생겼을 때 사유와 대체 강사 이력을 먼저 안내하는 것도 이 연구가 짚은 신뢰 이탈 지점을 그대로 막아 주는 방법입니다.
마무리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이 말한 진짜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판단할 근거의 부재였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수도권·중부권 여성 9명을 대상으로 한 질적 사례연구라 결과를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고, 연구진 스스로도 남성·중장년층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질문 하나는 남습니다. 우리 센터의 홈페이지와 상담 과정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 판단할 재료를 충분히 주고 있을까요.
참고문헌
임지애, 허영진 (2025). 여성 소비자의 필라테스 참여 저해 요인 탐색과 참여 촉진을 위한 질적 사례연구.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지, 30(6), 1-16. https://doi.org/10.31308/KSSM.30.6.1
※ 본 글은 위 논문을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요약·재구성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 논문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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