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을 붙드는 건 강사의 열정이 아니라 관리였다: 데이터가 짚은 전문성의 진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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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이 우리 센터에 오래 남는 이유를 한 단어로 꼽으라면 무엇이라 답하시겠어요. 많은 원장님이 "강사의 열정"이나 "사명감"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한 연구가 239명의 필라테스 회원을 분석했더니, 회원을 운동에 빠져들게 하고 센터에 만족하게 만든 결정적 힘은 우리가 흔히 강조하는 그 덕목이 아니었습니다. 데이터가 가리킨 곳은 의외로 '관리'라는, 조금은 덜 빛나 보이는 영역이었습니다.
이 연구가 살펴본 것
이태용·박문수(2016)는 회원이 지각하는 지도자의 전문성이 운동몰입과 고객만족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규명했습니다. 2015년 여름 부산·울산·경남권 6개 필라테스 전문센터에서 한 달 이상 주 1회 이상 참여하는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해 239명(여성 85.4%, 20·30대 다수)의 응답을 분석했습니다. 지도자 전문성을 회원관리, 기본원리강조, 실기지식능력, 지도기술, 인성의 다섯 갈래로 나누고, 운동몰입과 고객만족을 각각 측정한 뒤 회귀분석으로 영향력을 따졌습니다. 결과는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첫째, 운동몰입을 끌어올린 전문성은 오직 '회원관리' 하나였습니다. 둘째, 고객만족에는 회원관리·기본원리강조·지도기술·실기지식능력 네 가지가 함께 기여했고, 의외로 '인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셋째, 운동에 몰입한 회원일수록 센터에 더 만족했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회원을 붙드는 힘은 강사의 마음가짐보다 회원을 관리하고 가르치는 구체적 행동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1. 운동에 빠져들게 하는 단 하나의 전문성, 회원관리
전문성의 다섯 요인 중 회원의 운동몰입에 유의한 영향을 준 것은 회원관리 단 하나였습니다(β=.399, p<.001). 기본원리강조, 실기지식능력, 지도기술, 인성은 몰입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했고, 전문성 전체가 설명한 몰입의 양도 18.2%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회원관리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연구에서 회원관리 문항은 "정기적으로 SNS나 전화, 메시지로 안부를 전한다", "회원 간 유대를 위해 정기 모임을 갖는다", "개인의 경험과 고민을 상담한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즉 수업 안팎에서 회원 한 명 한 명과 관계를 이어가는 행동이 회원을 운동에 빠져들게 만든 유일한 전문성이었던 셈입니다. 동작을 얼마나 정확히 가르치느냐보다, 회원이 '나를 챙긴다'고 느끼게 하는 접점이 몰입의 스위치를 켰습니다.
2. 고객만족은 네 가지 전문성이 함께 만든다
고객만족으로 가면 그림이 조금 넓어집니다. 회원관리(β=.269), 기본원리강조(β=.248), 지도기술(β=.190), 실기지식능력(β=.129)이 차례로 만족에 영향을 주었고, 이 네 요인이 만족의 47.8%를 설명했습니다. 몰입보다 훨씬 강력한 설명력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기서도 회원관리가 가장 큰 영향력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인성(사명감·열정)'은 만족에 유의한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회원은 강사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마음속으로는 알아채더라도, 만족이라는 평가를 내릴 때는 결국 관계 관리와 정확한 지도, 원리에 대한 설명 같은 눈에 보이는 역량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운동몰입 자체도 고객만족에 뚜렷한 영향을 주어(β=.466, p<.001), 회원관리로 몰입을 높이면 만족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연결 고리가 확인됐습니다.
현장 적용
내일 당장 시도해 볼 한 가지는 '회원관리의 시스템화'입니다. 열정은 마음의 문제라 매뉴얼로 만들기 어렵지만, 회원관리는 행동이라 설계가 가능합니다. 예컨대 결석한 회원에게 당일 짧은 안부 메시지를 보내는 규칙, 한 달에 한 번 회원의 변화나 고민을 1분간 묻는 짧은 개인 상담, 비슷한 시간대 회원들의 가벼운 모임 같은 접점을 정해 두는 것입니다. 신규 회원이나 체력이 약한 회원일수록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세심한 격려를 함께 얹으면 몰입의 효과는 더 커집니다. 강사의 진심을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그 진심을 회원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으로 번역하는 일이 만족과 직결된다는 점을 기억할 만합니다.
마무리
회원을 붙드는 전문성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관리라는 행동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한 줄 요약입니다. 다만 이 결과는 2015년 특정 지역 6개 센터, 여성 비중이 높은 239명을 편의표집한 자료라는 한계가 있어 모든 현장에 그대로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질문은 남습니다. 우리 센터의 회원관리는 강사 개인의 성격에 맡겨져 있나요, 아니면 누구라도 따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혀 있나요.
참고문헌
이태용, 박문수 (2016). 필라테스 회원이 지각하는 지도자의 전문성이 운동몰입 및 고객만족과의 관계. 한국체육과학회지, 25(1), 667-678.
※ 본 글은 위 논문을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요약·재구성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 논문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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