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부터 받지 않았다: 5년에 걸쳐 스튜디오를 지은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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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를 열려면 얼마가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개 억 단위로 돌아온다. 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기구 여덟아홉 대. 계산기를 두드리다 창업을 접는 강사가 적지 않다. 미국 조지아에서 스튜디오를 연 한 클래시컬 강사는 다른 순서를 택했다. 목돈을 모아 한 번에 여는 대신 5년에 걸쳐 조금씩 쌓아 올렸고, 정작 문을 열던 날에는 이미 운영자로 살고 있었다. 그의 기록을 한국 현장의 조건에 비추어 정리해 본다.
1. 창업은 결단이 아니라 축적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스튜디오를 목표로 삼지 않았다. 여러 스튜디오에서 수업하며 경력을 쌓았고, 동시에 자기 수업을 기록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콘텐츠에서 작은 수입이 생기자 그 돈을 생활비로 쓰지 않고 기구를 사는 데 되돌렸다. 처음에는 집에서 더 연습하고 싶다는 이유뿐이었다. 그렇게 한 대씩 늘어난 기구가 거실을 채웠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개인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창업 자금을 모으는 일과 창업 자산을 만드는 일은 다르다. 통장 잔고는 물가와 함께 가치가 줄지만, 기구와 회원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쌓인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목표 금액을 정해 두고 3년을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버는 수업료의 일부를 매달 창업 자산 쪽으로 옮겨 두는 편이 실제로 문을 여는 날을 앞당긴다.
2. 기구는 새것이 아니어도 된다
기구를 새것으로만 채우면 비용도 크고 납기도 길다. 그는 대신 중고 매물을 오래 들여다봤다. 가장 좋았던 거래는 사진 한 장만 올라온 캐딜락이었다. 매물 설명이 부실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물건을 알아보고 차로 세 시간을 달려 가져왔고, 판매자가 얹어 준 래더 배럴까지 함께 실어 왔다. 흥미로운 관찰은 필라테스 전용 중고 커뮤니티보다 일반 중고 거래 시장에서 더 좋은 조건이 나왔다는 점이다. 파는 쪽이 그 기구의 값어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의 표현대로 "기구만 멀쩡하면 회원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폐업 스튜디오의 일괄 양도 물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프레임 변형과 스프링 장력, 정품 여부, 부품 수급과 사후 정비가 가능한 모델인지, 그리고 운반과 층 반입 비용까지 반드시 함께 계산해야 한다. 기구값보다 옮기는 값이 더 나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3.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미 운영하고 있었다
임대차 계약이 먼저가 아니었다. 그는 물리치료사 지인의 공간 일부를 빌려 기구를 옮겨 두고, 그곳에서 가격표와 예약 시스템, 수업 포맷과 시간표를 하나씩 만들어 봤다. 위험이 작은 상태에서 운영의 뼈대를 먼저 세운 셈이다. 결정적 전환은 숫자를 직접 계산해 본 순간에 왔다. 월 고정비가 얼마인지, 손익분기를 넘기려면 회원이 몇 명이어야 하는지, 거기에 자기 급여를 붙이려면 몇 명이 더 필요한지를 적어 보자 창업이 막연한 두려움에서 계획으로 바뀌었다. 공간을 구할 때도 상가만 보다가 사무실 건물로 눈을 돌렸고, 벽이 많아 포기하려던 자리에서 임대인이 철거와 도장, 바닥 공사를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에서도 공실이 길었던 자리라면 렌트프리 기간이나 시설 개선 분담을 협의할 여지가 있다. 묻지 않으면 그런 조건은 먼저 제시되지 않는다.
4. 문을 열기 전에 이미 사람이 있었다
기구를 모으기 시작해서 임대차 계약서에 서명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그는 계속 가르쳤고 계속 기록했다. 그래서 문을 열었을 때 회원들은 그를 처음 발견한 것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었다. 초기 광고비를 크게 쓰지 않아도 됐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시장에서 이 대목은 특히 뼈아프게 읽힌다. 오픈 직전 한 달 동안 급하게 전단과 광고에 예산을 몰아넣고, 첫 달 특가로 대량 선결제를 받아 초기 현금을 만드는 방식이 흔하다. 그러나 선결제는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제공해야 할 수업이라는 부채에 가깝다. 개원 전에 이미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가 결국 첫해의 안정성을 결정한다. 체험 오퍼도 매출원이 아니라 연락처와 데이터를 모으는 장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실전 적용
이번 주에 종이 한 장이면 된다. 먼저 월 고정비를 항목별로 적는다. 임대료와 관리비, 강사 급여, 보험, 예약 시스템 이용료, 청소와 소모품, 세무 대행, 마케팅까지. 그 합계를 예상 회원 단가로 나누면 손익분기 회원 수가 나온다. 여기에 자기 급여를 더해 두 번째 숫자를 만든다. 이 두 숫자를 모르면 어떤 매물도 비싼지 싼지 판단할 수 없다. 아직 창업 전이라면 시간 단위 대여나 서브리스로 6개월만 먼저 운영해 보길 권한다. 가격표와 예약 흐름, 노쇼 규정을 그 기간에 다듬어 두면 계약 이후에 배우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금 가르치는 회원 중 몇 명이 나를 따라올지도 그때 대략 보인다.
마무리
창업은 한 번의 도약이 아니라 여러 번의 작은 결정이 쌓인 결과다. 기구 한 대, 회원 한 명, 계약 전 6개월의 연습에서 시작된다. 지금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스튜디오 자산으로 옮겨 둘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참고: Opening a Pilates Studio on a Budget-Here's How I Did It - The Pilates Journal, Alexa Idama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니며, 원문에 언급된 특정 예약 솔루션·업체명은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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