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저는 약해서만 문제가 아니다: 조이라는 큐가 통증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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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중에 회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재채기할 때 조금 샌다고 하거나, 화장실에 앉아도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강사들은 대개 첫 번째 이야기에는 익숙합니다. 골반저가 약해진 것이니 조여 올리는 연습을 해보자고, 배운 대로 답하게 됩니다. 그런데 두 번째 이야기 앞에서는 어떨까요. 호주 필라테스 저널에 실린 물리치료사이자 폴스타 필라테스 교육자인 제니퍼 게스트의 글은 정확히 그 지점을 짚습니다. 골반저의 문제는 약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1. 골반저 기능이상은 두 방향으로 갈린다
골반저근의 문제는 근긴장도가 낮은 쪽과 높은 쪽, 두 갈래로 나뉩니다. 낮은 쪽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형태입니다. 근섬유의 수축력이 떨어졌거나, 근막이 늘어났거나, 신경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근육이 잘 켜지지 않는 상태이고, 대개 이 요인이 두 가지 이상 겹칩니다. 소변이 마려운 순간을 버티지 못하는 절박성 요실금, 기침이나 점프처럼 복압이 갑자기 올라갈 때 새는 복압성 요실금이 여기에 속합니다. 원문은 호주 국립보건 자료를 인용해 요실금이 여성의 약 30퍼센트, 남성의 3~11퍼센트에서 나타난다고 전합니다. 결코 드문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정보 대부분이 이 낮은 쪽만 설명한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편, 즉 근긴장도가 지나치게 높은 골반저는 강사 교육 과정에서도 좀처럼 다뤄지지 않습니다.
2. 과긴장 골반저는 요실금 없이 찾아온다
근긴장도가 높은 골반저는 근막이 팽팽해지고 근섬유가 짧아져, 쉬고 있을 때조차 수축된 상태로 있습니다. 골반 뼈의 정렬이 잘 맞아 있다면 조임근이 제대로 닫히기 때문에 새는 증상은 오히려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반대 방향의 신호가 옵니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는데 막상 앉으면 힘이 풀리지 않아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원문은 이런 회원에게 변기 앞쪽에 걸터앉아 골반을 앞으로 기울여 보라고 권합니다. 좌골결절 사이가 벌어지면서 골반 아래쪽 공간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통증도 흔한 신호입니다. 배뇨나 배변, 부부관계에서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걷거나 다리를 늘릴 때도 불편함을 느낍니다. 골반저근은 여러 방향으로 뻗은 섬유들이 골반 아래 출구를 덮고 있어서, 어느 한 방향만 짧아지면 골반 출구 자체가 한쪽으로 당겨집니다. 그 결과 요천추 관절, 고관절, 천장관절에 이차적인 문제가 따라오기도 합니다. 허리와 엉치가 아파서 온 회원의 출발점이 골반저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 코어 큐에서 골반저가 빠진 이유
지난 십여 년 사이 국제 필라테스 교육 현장에서는 코어를 쓸 때 골반저를 함께 조이라고 지시하는 방식이 점차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건강한 몸에서는 코어가 켜지는 순간 골반저가 저절로 수축하고 올라갑니다. 횡격막이 뚜껑, 복횡근이 원통형 벽, 골반저가 바닥을 이루는 구조 안에서 이들은 한 덩어리처럼 함께 작동하며, 의식적인 명령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둘째, 강사는 눈앞의 회원이 낮은 긴장도인지 높은 긴장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전문의나 물리치료사, 정골의학 전문가의 평가 영역이지 우리가 눈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원문의 결론은 단호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골반저 수축을 굳이 큐할 필요가 없고, 과긴장 상태에는 큐해서는 안 되며, 정확히 진단된 약화에만 큐한다는 것입니다. 조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증상을 키우는 지시가 됩니다.
4. 과긴장 회원의 수업은 무엇이 달라지나
전문가로부터 과긴장 소견을 받은 회원이 스튜디오로 왔다면, 수업의 방향은 조이기가 아니라 열고 늘리는 쪽으로 바뀝니다. 우선 골반저를 조이라는 지시를 완전히 뺍니다. 힘이 들어가는 구간마다 내쉬는 호흡을 붙여 이완을 유도하고, 스트레칭에도 날숨을 얹습니다. 내전근을 과하게 쓰는 구성은 피합니다. 내전근과 골반저는 근막으로 이어져 있어 안쪽 허벅지를 계속 조이면 골반저 섬유가 더 짧아지는 방향으로 당겨집니다. 대신 햄스트링의 길이를 확보해 좌골결절이 벌어질 여지를 만들고, 깊은 고관절 근육과 내전근 자체는 늘리는 쪽으로 다룹니다. 숨을 참고 밀어내는 발살바 상황을 만드는 동작은 제외합니다. 다리를 벌린 자세를 적극적으로 쓰고, 금기가 없다면 약간의 골반 전방경사를 허용해 아래쪽 공간을 열어줍니다. 매트에서는 밴드를 허벅지에 두른 브릿지로 둔근을 깨우고, 다리를 벌린 스완, 무릎 열기, 스파인 트위스트, 쏘우, 머메이드, 넓게 선 롤다운처럼 회전과 측면 길이를 쓰는 구성이 잘 맞습니다.
실전 적용
개인 수업처럼 대화가 보호되는 자리라면 질문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화장실 가는 일에 불편함이 있는지, 그때 통증이 있는지, 마려운데도 한참 나오지 않는 일이 있는지, 웃거나 재채기할 때 새는 일이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확인합니다. 답을 듣고 방향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진단은 우리 몫이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골반 건강을 다루는 전문 의료진에게 연결하고, 평가 결과를 받은 뒤 수업을 설계합니다. 한국의 그룹 리포머 수업처럼 이런 질문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이라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기본 큐에서 골반저 조이기를 아예 빼는 것입니다. 상태를 모르는 열 명에게 던지는 조이라는 한마디보다, 내쉬면서 갈비뼈를 넓히라는 한마디가 훨씬 안전합니다.
마무리
골반저는 약해서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너무 오래 조여 있어서 생기는 문제도 있고, 그 회원에게 조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증상을 거들게 됩니다. 오늘 수업에서 습관처럼 나가는 그 한마디, 정말 지금 이 회원에게 필요한 말인지 한 번 되물어 보면 어떨까요.
참고: What happens with a Hypertonic Pelvic Floor — The Pilates Journal (Jennifer Guest)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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