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른 몸으로 오는 회원: 다발성 경화증과 필라테스 수업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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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잘 걸어 들어왔던 회원이 오늘은 계단이 무서웠다고 말한다. 다발성 경화증(MS)을 가진 회원의 몸은 날마다 다르다. 상담 문의가 들어오면 많은 강사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지만, 미국 폴스타 교육 강사 니콜 앤더슨은 MS 회원과의 수업이야말로 강사를 끊임없이 성장시키는 자리라고 말한다. 그가 오랜 현장 경험으로 정리한 수업 원칙을 한국 스튜디오 상황에 맞게 옮겨 본다.
1. 증상이 제각각인 이유: 신경의 절연이 벗겨지는 질환
MS는 면역계가 자기 몸의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신경섬유를 감싸 신호 전달을 빠르게 해 주는 수초가 반복적으로 손상되면 흉터 조직, 즉 경화가 생기고, 뇌와 척수에서 내려오는 신호가 끊기거나 왜곡된다. 어느 신경이 얼마나 손상됐는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진단명을 가진 두 회원의 몸이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주로 20~50세에 진단되고 여성에게 두세 배 흔하다. 현장에서 자주 만나는 증상은 발목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약해져 걸음이 걸리는 발처짐, 손발의 저림과 감각 저하, 쉽게 오는 피로, 근력 약화, 그리고 팔다리가 뻣뻣하게 굳는 경직이다. 발처짐은 낙상 위험과 직결되므로 균형 훈련의 출발점이 된다.
2. 수업 환경이 먼저다: 시원하게, 자주 쉬고, 늘 곁에서
동작을 고르기 전에 환경부터 점검해야 한다. 체온이 오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빠지거나 재발을 부추길 수 있어 실내는 서늘하게 유지한다. 한여름 스튜디오라면 수업 시간대와 냉방을 먼저 조정하는 것이 프로그램보다 앞선 배려다. 휴식도 회원의 느낌에 맡기지 않는다. 더 할 수 있다고 말해도 피로가 쌓이기 전에 강사가 먼저 쉼표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감각이 무뎌진 손발에서는 스트랩이나 바가 소리 없이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움직이는 기구를 쓸 때는 강사가 반드시 곁에서 받쳐 줄 준비를 한다.
3. 손끝과 발끝에서 시작하는 세션 설계
앤더슨의 워밍업은 필라테스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부위, 손과 발의 자극에서 출발한다. 발가락을 하나씩 당기고 발바닥을 손끝으로 두드리고 발목으로 허공에 글자를 그린다. 손은 주먹을 힘껏 쥐었다가 활짝 펴고, 피아노를 치듯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인 뒤 두 손을 비벼 감각을 깨운다. 감각이 저하된 말단을 먼저 연결해야 그다음 동작이 몸에 닿는다. 자리 이동도 수업의 일부로 삼는다. 앉았다 서기, 매트에서 기구로 옮겨 가기 같은 전환 자체를 전략적으로 연습하면 그대로 일상의 기능 훈련이 된다. 균형은 맨바닥이 아니라 기구의 지지 위에서 안전하게 쌓는다. 타워 바에 안전 스트랩을 걸어 단단한 손잡이를 만들어 주고 힐 레이즈나 한 다리 서기를 연습하는 식이다.
실전 적용
내일 MS 회원을 만난다면 세 가지를 준비하자. 첫째, 고정 도구다. 감각이 무딘 발은 벨크로 스트랩으로 풋바에, 손은 다월에 연결하고, 스프링 작업에는 Y스트랩을 활용한다. 다리 연결이 어려운 회원의 브리지에는 세라밴드로 허벅지를 가볍게 묶어 주면 골반 안정을 찾기 쉬워진다. 둘째, 허락을 구한 뒤의 촉각 큐다. 연결이 잘 안 되는 부위에 손을 대어 위치를 알려 주면 말보다 빠르게 감각이 돌아온다. 셋째, 수업 첫 오 분의 체크인이다. 어젯밤 수면, 오늘의 기온, 컨디션을 묻고 그날의 계획을 조정한다. 국내에서도 병원 재활을 마친 뒤 운동을 이어 갈 곳을 찾아 스튜디오 문을 두드리는 신경계 질환 회원이 늘고 있는 만큼, 이 준비는 곧 스튜디오의 경쟁력이 된다.
마무리
MS 회원에게는 어제의 강점이 오늘의 약점이 될 수 있다. 기준은 지난주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몸이고, 진보는 언제나 상대적이다. 매일 다른 몸으로 문을 여는 회원을 맞을 준비, 우리 스튜디오는 되어 있는가.
참고: Creating Positive Movement Experiences for Pilates Clients with MS — Polestar Pilates Blog (Nichole Anderson, NCPT)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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