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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칼럼

꽂히는 큐는 따로 있다: 회원의 학습 성향에 맞춰 말을 바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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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인사이드랩
26-06-08 08:43 24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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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에 같은 큐를 던졌는데, 어떤 회원은 곧바로 몸을 바꾸고 어떤 회원은 눈만 끔뻑인다. 강사 잘못도, 회원 잘못도 아니다. 큐는 정답을 읽어 주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가닿아야 비로소 작동하는 하나의 초대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필라테스 강사 게이비 노블은 큐를 마음과 몸을 잇는 다리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 다리가 놓이는 자리는 회원마다 다르다. 오늘은 무슨 큐를 쓰느냐가 아니라, 이 회원에게 어떤 말이 닿느냐를 설계하는 법을 정리해 본다.

1. 같은 큐가 모두에게 닿지 않는 이유

사람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통로가 저마다 다르다. 어떤 회원은 강사의 시범을 눈으로 보고 단번에 따라 하고(시각형), 어떤 회원은 말로 풀어 줄 때 가장 빨리 이해하며(청각형), 또 어떤 회원은 직접 만져 주거나 스스로 움직여 봐야 감을 잡는다(체감형). 대부분은 세 성향이 섞여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더 잘 통하는 통로는 한쪽으로 기운다. 문제는 강사가 자신에게 편한 한 가지 방식으로만 큐를 던질 때 생긴다. 말로 다 설명하는 강사 앞에서 시각형 회원은 헤매고, 시범만 보여 주는 강사 앞에서 청각형 회원은 답답해진다. 같은 동작이라도 갈비뼈를 모으라는 해부학적 설명, 겨드랑이로 바닥을 누르라는 이미지, 손으로 위치를 짚어 주는 촉각이 각각 다른 회원에게 꽂힌다. 큐가 안 통할 때 더 크게, 더 길게 말하기 전에 통로를 바꿔 볼 차례인지부터 의심해야 한다.

2. 해부학 용어를 내려놓고 느낌의 언어로

강사 교육에서 배운 해부학 용어는 정확하지만, 그 정확함이 늘 회원의 몸으로 번역되지는 않는다. 복횡근을 활성화하라는 말은 강사에게는 분명해도, 그 근육을 느껴 본 적 없는 회원에게는 막연한 숙제일 뿐이다. 노블은 많은 회원이 해부학 언어보다 이미지에 더 환하게 반응한다고 말한다. 갈비뼈를 녹여 내리듯, 정수리로 천장을 향해 키가 자라듯, 팔을 물 위에 띄우듯 같은 표현은 근육 이름을 부르지 않고도 원하는 움직임을 끌어낸다. 핵심은 이미지가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회원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언어를 골라 준다는 데 있다. 다만 이미지도 만능은 아니다. 추상적인 비유를 어색해하는 회원에게는 무엇을 어디로 얼마나 움직일지 짚어 주는 과제형 큐가 더 잘 맞는다. 결국 좋은 큐는 강사의 사전이 아니라 회원의 감각에서 출발한다.

3. 말이 닿지 않을 때, 그리고 덜어내기

말과 이미지를 다 동원해도 변화가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큐를 더 쌓는 대신 통로 자체를 바꾼다. 회원의 동의를 구한 뒤 어깨뼈나 골반에 손을 가볍게 얹어 위치를 알려 주는 촉각 큐, 또는 동작을 잠깐 멈추고 직접 한 번 시연해 보이는 방법이 말보다 빠를 때가 많다. 한국 스튜디오에서는 특히 몸에 손을 대기 전에 여기 잠깐 짚어도 될까요라고 묻는 한마디가 신뢰를 지켜 준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정보가 많을수록 몸은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긴장한다. 노블의 표현을 빌리면, 큐의 본질은 "말을 늘리지 말고, 중요한 걸 말하라"는 데 있다. 다섯 개의 교정 대신 정확한 한 개의 큐를 고를 때, 회원은 비로소 들은 것을 몸으로 옮길 여유를 얻는다.

실전 적용

내일 수업에서 한 가지만 시도해 보자. 회원들이 자주 막히는 동작 하나를 선택해서 같은 목표를 세 갈래 언어로 미리준비하는 것이다. 해부학 버전(갘비뼈를 아래로 모아요), 이미지 버전(앞주먼니 지퍼를 잠그듯 갈비뼈를 닫아요), 그리고 촉갡·시연 버전(직접 짚어 주거나 보여주기). 이렇게 세 장의 카드를 손에 쥐고 들어가면, 한 회원에게 막혔을 때 곧바로 다른 통로로 갈아탈 수 있다. 처음에는 동작 두세 개만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한 달쯤 애아 모으면 아능새 나만의 큐 사전이 된다.

마무리

큐의 목적은 강사가 아는 것을 다 쏟아내는 데 있지 않다. 회원이 스스로 느끼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pilates journal | The Language of Cueing: Finding Words That Land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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