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은 한 가지가 아니다: 심화 동작을 가르치기 전에 확인하는 순서
본문
회원이 영상에서 본 동작 이름을 말하며 해 보고 싶다고 할 때, 강사의 머릿속에서는 보통 두 가지가 먼저 돌아간다. 지금 몸으로 가능한가, 그리고 어디까지 줄여서 보여 줄까. 북미 필라테스 강사 뉴스레터에 실린 한 칼럼은 그 앞에 질문 하나를 더 끼워 넣는다. 지금 말하는 그 동작이 정확히 어떤 동작인가. 매트 심화 동작인 부메랑을 다루면서 필자가 먼저 정리한 것은 수행 요령이 아니라, 같은 이름 아래 서로 다른 동작이 두 개 있다는 사실이었다.
1. 이름은 하나, 동작은 둘
필자가 소개하는 부메랑은 고전 매트 시퀀스에서 스네이크·트위스트와 씰 사이에 놓인 심화 동작이다. 그런데 조셉 필라테스가 자신의 저서에 남긴 판과, 로마나 크리자노브스카가 가르친 판은 구성 자체가 다르다. 필자의 정리에 따르면 앞의 것은 롤오버와 로잉, 크랩, 뒤로 보내는 팔 동작이 하나로 이어진 형태이고, 뒤의 것은 롤오버와 롤업, 로잉, 티저가 섞인 형태다. 반복 횟수도 다르게 적혀 있다. 필자 본인은 더 복잡한 쪽을 항상 가르치지는 않는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두 판본 중 무엇이 옳은지를 가리는 글이 아니라는 점이 이 칼럼의 미덕이다. 중요한 것은 강사가 "부메랑을 가르친다"고 말할 때 그 말에 판본이 빠져 있으면, 회원과 강사가 서로 다른 그림을 보며 같은 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2. 심화 동작은 새 동작이 아니라 조합이다
두 판본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하나 드러난다. 어느 쪽도 처음 보는 움직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들어 있는 것은 이미 배운 동작들이고, 새로운 것은 그것들을 끊김 없이 잇는 순서와 타이밍이다. 이 사실은 선행 점검의 성격을 바꾼다. "부메랑이 될까요"는 복근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이 아니라, 그 판본을 이루는 구성 동작 가운데 아직 자리를 못 잡은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된다. 롤오버가 불안하면 뒤로 넘어가는 구간이 통째로 흔들리고, 티저의 중심이 없으면 올라오는 길에 목과 허리로 힘이 몰린다. 그래서 심화 동작이 안 될 때 더 시킬 것은 그 동작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동작이다.
3. 선행 점검표가 매트를 넘어간다
필자가 적어 둔 준비 신호는 꽤 구체적이다. 어깨가 건강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운지, 팔을 등과 연결해 쓸 수 있는지, 롤업과 넥 풀, 뒤로 구르기, 씰이 편안한지. 그리고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나온다. 리포머로 수업하는 회원이라면 로잉 시리즈와 스토막 마사지, 텐던 스트레치가 함께 점검 목록에 올라온다. 매트 동작의 선행 조건에 리포머 동작이 들어오는 것이다. 기구가 매트보다 윗단계라서가 아니고, 기구 수업과 매트 수업이 따로 노는 두 과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과제가 두 자리에서 각각 어떤 모양으로 요구되는지를 알면, 회원이 지금 하고 있는 리포머 수업이 매트 심화 동작의 준비 과정이 된다.
4. 계보가 섞인 스튜디오에서 생기는 일
한국 스튜디오에는 이 문제가 한 겹 더 있다. 시간표가 그룹 리포머 중심으로 짜이면 매트 심화 동작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등장할 때는 개인 수업이나 강사 연수 자리다. 동시에 한 스튜디오 안 강사들의 교육 계보는 대체로 섞여 있다. 그러면 회원이 "전에 배운 선생님은 다리를 이렇게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순간이 온다. 그때 가장 쉬운 대응은 내가 배운 쪽을 기준으로 삼아 바로잡는 것이지만, 그것은 틀림이 아니라 판본의 차이일 수 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조셉판과 로마나판을 굳이 나란히 적어 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읽힌다. 자기가 쓰는 판본의 출처를 아는 강사는 다른 판본을 만났을 때 흔들리지 않는다.
실전 적용
다음에 심화 동작을 수업에 넣기로 했다면, 회원을 앉히기 전에 종이에 세 줄만 적어 보자. 첫째, 내가 가르칠 판본은 어디서 배운 것인가. 둘째, 그 판본은 어떤 동작들의 조합인가. 셋째, 그 조합 가운데 이 회원이 아직 자리를 못 잡은 것은 무엇인가. 세 번째 줄에 적힌 동작이 이번 달에 반복할 과제이고, 심화 동작은 그 과제가 끝나는 자리에 자연스럽게 놓인다. 스튜디오 단위로는 강사 회의에서 심화 동작 세 개만 골라, 각자 배운 구성과 횟수를 서로 적어 비교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통일하자는 뜻이 아니다. 우리 스튜디오에 몇 가지 판본이 함께 있는지 알고 있자는 뜻이다.
마무리
필자는 가르치기 전에 "내 몸에서 먼저 알고 나서"라는 조건을 단다. 그 조건에 판본을 아는 일까지 넣어 두면, 심화 동작은 보여 주는 묘기에서 설명할 수 있는 순서로 바뀐다. 오늘 수업에서 가장 어려운 동작을 떠올려 보자. 그 동작의 구성 요소를 지금 종이에 적을 수 있는가.
참고: Taking a Look at the Boomerang — Pilates Intel · Tricia Whitlock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니며, 원문에 실린 동작 수행 절차와 필자의 커뮤니티·메일링 리스트 안내는 제외했습니다. 동작의 적용 여부는 회원의 어깨·목·척추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통증이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