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이라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 회원의 발을 움직임으로 읽는 순서
본문
회원이 매트에 올라서면 강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발로 내려갑니다. 안쪽이 주저앉아 있으면 "평발이시네요"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아치가 솟아 있으면 "발이 굳어 있다"는 설명이 붙습니다. 그런데 북미에서 활동하는 한 필라테스 교육자는 그 순서를 뒤집자고 말합니다. 발의 생김새는 그 발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발을 정지된 사진처럼 보는 습관에서 벗어나, 체중이 실리는 동안 발과 다리에서 무엇이 함께 일어나는지 읽는 순서를 정리해 봅니다.
1. 모양은 기능을 말해 주지 않는다
저자가 글 전체에서 반복하는 문장은 하나입니다. "모양 자체는 기능을 말해 주지 않는다." 납작해 보이는 발이 탄성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고, 아치가 높은 발이 잘 쓰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아치가 잘 솟는 발도 한쪽 다리로 체중을 받는 순간에는 납작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평발과 요족이라는 말은 눈에 보이는 형태를 가리키는 표현이고, 프로네이션과 수피네이션은 그 발이 지금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이 두 층을 섞어 쓰면 상담 첫마디부터 판단이 앞서게 됩니다. 저자는 사람마다 서고 걷고 뛰는 고유한 방식이 있다고 보고, 그것을 각자의 서명 같은 것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그 서명은 발이 바닥과 환경에 반응하면서 계속 바뀝니다. 고정된 진단명이 아니라 지금 관찰되는 습관이라는 뜻입니다.
2. 발은 눌려야 하고, 또 솟아야 한다
발이 바닥에 닿으면 지면반력이 생깁니다. 몸이 아래로 밀면 바닥이 같은 크기로 되밀어 주고, 그 힘이 우리를 세워 줍니다. 그래서 발의 어느 지점이 바닥과 만나는지가 그 위에 있는 움직임 경로를 그대로 바꿉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한쪽으로의 교정이 아니라 왕복입니다. 체중을 받아들이는 국면에서는 발이 납작해지며 바닥을 받아야 하고, 밀어내는 국면에서는 아치가 솟아 단단해져야 합니다. 프로네이션은 발등 굽힘과 정강뼈가 목말뼈 위로 앞으로 미끄러지는 움직임, 정강뼈 안쪽 회전이 함께 일어나는 상태입니다. 수피네이션은 반대로 발바닥 굽힘과 정강뼈의 뒤쪽 활주, 바깥쪽 회전이 함께 일어납니다. 무게중심은 배꼽 아래 고관절 근처에 있다가 걸음이 진행되면 이동하는데, 발은 그 이동을 따라 두 상태를 오갑니다. 한 상태에 갇혀 있는 발이 문제이고, 특정 상태 자체가 잘못인 것은 아닙니다.
3. 발가락만 붙들면 놓치는 것
체중을 실은 채 무릎과 고관절을 굽힐 때, 발목의 발등 굽힘과 정강뼈 안쪽 회전, 뒷발의 외번이 함께 따라와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부족하면 체중이 발 바깥쪽으로 실립니다. 그러면 엄지쪽 첫 번째 중족지관절이 바닥에 닿도록 굽지 못하고, 균형이 흔들리며 그 위의 무릎과 고관절 역학까지 흐트러집니다. 같은 부하가 반복되면 발의 구조 자체가 눌려 바뀔 수 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발가락을 벌리고 모으는 운동을 다리와 떨어뜨려 따로 시키면 훈련이 부족해집니다. 발가락 도구로 발에 부하를 걸더라도 발목의 발등 굽힘과 앞발·뒷발의 협응을 함께 요구해야 하고, 밴드 압력을 세게도 약하게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바닥이 지붕처럼 솟는 감각을 안내하면 가로 아치의 속근육이 일하기 시작합니다. 서서 진행할 때는 발등 굽힘과 뒷발 외번, 정강뼈 회전이 어디까지 따라오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4. 한국 스튜디오에서 이 말이 갖는 무게
한국 필라테스 수업은 대부분 맨발로 진행되어 회원의 발이 유난히 잘 보입니다. 상담 5분 안에 발 사진을 찍고 좌우를 비교하는 스튜디오도 많습니다. 조건이 좋은 만큼 말이 앞서기 쉽습니다. "평발이라 무릎이 무너지는 거예요"라는 한마디는 회원에게 오래 남고, 다음 수업부터 스스로를 고장난 몸으로 대하게 만듭니다. 형태를 근거로 원인을 단정하는 말은 의료 영역에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움직임을 근거로 말하면 표현이 달라집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체중이 바깥으로 밀린다는 관찰, 엄지가 바닥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관찰은 우리가 수업에서 다룰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같은 발을 두고도 전자는 회원을 위축시키고 후자는 다음 동작을 만듭니다.
실전 적용
내일 수업에서 한 가지만 바꿔 보시기를 권합니다. 발을 서 있는 상태로 관찰하는 대신, 맨발로 어깨너비로 서서 천천히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을 세 번 시키고 세 가지만 봅니다. 첫째, 무릎이 굽는 동안 뒤꿈치 안쪽이 바닥으로 따라 내려오는지. 둘째, 엄지쪽 뿌리가 바닥과 계속 닿아 있는지. 셋째, 정강이가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는지. 셋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그 회원에게 필요한 것은 아치를 들어 올리라는 큐가 아니라, 발목이 접히는 범위와 뒷발이 따라오는 순서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반대로 셋이 모두 부드럽게 일어난다면, 겉보기에 낮은 아치는 그날 수업의 과제가 아닙니다.
마무리
발은 사진으로 판정할 대상이 아니라 체중이 지나가는 동안 관찰할 대상입니다. 다음 수업에서 회원의 발을 볼 때, 모양을 먼저 읽고 있는지 움직임을 먼저 읽고 있는지 한 번만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요.
참고: Foot Function: Forefoot & Rearfoot Synergy — Madeline Black, NCPT · The Core(Balanced Body), 2025년 3월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니며, 원문에 포함된 특정 기구·제품 안내는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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