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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칼럼

3년째 다니는데 왜 안 늘까: 정체를 말하는 회원에게 필요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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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인사이드랩
26-09-10 08:37 13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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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다녔는데 처음보다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재등록을 앞둔 회원에게 이 말을 들으면 강사는 대개 둘 중 하나로 답합니다. 필라테스는 원래 천천히 오는 운동이라고 설명하거나, 자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지난 사진을 꺼내 보여 주거나. 둘 다 틀린 말은 아닌데 회원의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바나 론체비치는 이 장면을 조금 다르게 읽습니다. 회원의 체감이 틀린 것이 아니라, 강사가 그 체감을 설명할 언어를 미리 준비해 두지 않았다는 쪽입니다.

1. 가볍다는 평판이 회원의 기대치를 먼저 정한다

필라테스가 저충격 운동으로 알려진 것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무릎이 아픈 사람도, 수술 후 회복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 평판이 회원의 머릿속에서 "필라테스는 힘든 운동이 아니다"라는 전제로 굳어 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전제가 그렇게 잡히면 회원은 스스로 강도를 올릴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땀이 나지 않아도 원래 그런 운동이라고 넘기고, 몇 달이 지나도 같은 무게가 편안하면 그것을 안정이라고 부릅니다. 론체비치는 이런 회원에게 한 달만 주 3회로 제대로 해 보고 다시 판단해 보라고 권합니다. 필라테스가 근력과 지구력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여를 끌어내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2. 스프링은 왜 3년 내내 같은 자리에 걸려 있나

근력이 늘려면 시간이 지나면서 부하가 조금씩 올라가야 합니다. 무게든 횟수든 버티는 시간이든 말이죠.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이 원칙이 가장 조용히 무너지는 자리가 스프링과 소도구 선택입니다. 회원은 익숙한 조합을 고르고, 강사는 수업 흐름을 지키느라 굳이 바꾸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 회원의 몸은 그 강도에 완전히 적응해 버립니다. 론체비치가 스튜디오 운영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날카롭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자신이 쓰는 무게를 기억하고 있는지, 쉬워졌는데도 계속 가벼운 쪽을 고르고 있지는 않은지. 기록이 없으면 회원 본인도 자신이 나아졌는지 알 방법이 없고, 알 수 없는 성장은 결국 없는 성장처럼 느껴집니다.

3. 필라테스가 채우지 못하는 칸을 인정할 것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신체활동 권고는 주당 고강도 75분에서 150분, 또는 중강도 150분에서 300분에 더해 주 2회에서 3회의 저항 운동을 제안합니다. 필라테스만 하는 회원이라면 이 칸이 대체로 다 채워지지 않습니다. 특히 숨이 차오르는 심폐 자극과 충분히 무거운 저항이 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량은 서른 무렵부터 줄기 시작하고 그 감소는 체형보다 대사와 장기 건강에 먼저 영향을 줍니다. 론체비치가 회원을 설득할 때 몸매 대신 수명과 건강 수명을 앞세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회원이 정체를 느끼는 진짜 이유가 이 빈칸이라면, 필라테스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필라테스가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을 정확히 알려 주는 것이 강사의 역할입니다.

4. 밖으로 보내지 않고 안에서 채우는 방법

그렇다고 "웨이트는 헬스장에서 따로 하세요"로 대화를 끝내면 곤란합니다. 정직한 조언이지만, 스튜디오 안에서만 편안함을 느끼는 회원에게는 사실상 그만두라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론체비치가 택한 방향은 반대입니다. 짧은 심폐 구간을 넣은 수업을 만들고, 전환을 줄여 라운드를 반복하며 심박을 올리고, 무게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근력 중심 수업을 따로 편성했습니다. 필라테스 원리를 지키면서 부족한 자극을 안에서 채운 것입니다. 한국 스튜디오는 50분 그룹 리포머가 주력인 경우가 많아 새 반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별도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기존 수업 안에 무게를 점검하고 올리는 날을 월 단위로 정례화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실전 적용

이번 주에 딱 하나만 바꾼다면 기록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회원 한 명당 대표 동작 세 가지를 정하고 오늘 쓴 스프링과 무게, 반복 수를 적어 두는 것입니다. 별도 시스템이 없어도 예약 프로그램의 회원 메모 칸이면 충분합니다. 4주 뒤 같은 동작을 다시 하면서 지난 기록을 보여 주면 대화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이 스프링 하나만큼 올라왔다는 사실 앞에서 정리되고, 아직 그대로인 항목은 다음 4주의 목표가 됩니다. 회원이 정체를 말하기 전에 강사가 먼저 숫자를 꺼내는 스튜디오는 재등록 상담이 설득이 아니라 확인 작업이 됩니다.

마무리

회원이 정체를 말할 때 그것은 대개 불만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알려 달라는 요청이죠. 오늘 수업에서 우리 회원이 쓴 스프링 무게를, 강사인 우리는 기억하고 있을까요.


참고: Are Your Clients as Fit as They Think They Are? — The Pilates Journal (호주)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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