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2인이 꼽은 필라테스 대중화의 열쇠, 맞춤 동작과 흥미
본문
"필라테스는 정적이고 어렵다"는 말을 상담 중에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체험 수업까지는 왔지만 등록으로 이어지지 않는 회원, 몇 달 다니다 지루함을 호소하며 떠나는 회원 뒤에는 필라테스 메소드 자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연구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42명에게 "필라테스가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를 세 차례에 걸쳐 묻고, 그 답을 열 가지 개선요인으로 정리했습니다. 수업 설계와 센터 운영의 방향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 삼을 만한 내용입니다.
이 연구가 살펴본 것
김윤경·정숙희(2020)는 일상에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생활형 모던 필라테스' 메소드를 정립하기 위한 개선요인을 도출하고자 델파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델파이는 전문가 집단에게 같은 주제를 여러 라운드 반복해 물으며 의견을 수렴해 가는 연구 방법입니다. 조사 대상은 현장에서 직접 회원을 지도하고 있고 지도·연구 경력 합산 5년 이상인 전문가 42명으로, 필라테스뿐 아니라 무용·요가·에어로빅 등 인접 분야 지도 경력자도 포함됐습니다. 1차 개방형 조사에서 운동시간, 동작, 철학과 원리, 기구, 흥미, 대중화, 대중 인식변화, 홈트레이닝, 지도자 자질, 지도자 역할의 10개 요인이 추출됐고, 2·3차 조사에서 각 요인의 중요도를 5점 척도로 평가했습니다. 최종 3차 조사의 전체 평균은 3.85로 2차(3.63)보다 올랐고 10개 요인 모두 평균이 상승해, 전문가 의견이 열 가지 개선 방향 전반에서 높은 수준으로 수렴했음을 보여 줍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개인별 맞춤형 '동작 요인'(4.10)이었고, '대중화 요인'(4.07)과 '지도자 역할 요인'(4.02)이 뒤를 이었습니다.
1. 맞춤형 동작이 1순위로 올라섰다
3차 조사에서 중요도 1위는 '동작 요인'이었습니다. 연령대, 체력조건, 운동능력 등 개별 수준을 고려해 동작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변형하는 맞춤형 교육이 핵심 내용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2차 조사에서는 '철학과 원리 요인'(3.90)이 1위였다가, 문항을 다듬은 3차에서 동작 요인이 4.10으로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전통 메소드가 강조하는 정확한 동작과 원리를 지키되, 그것을 회원 개개인의 몸 상태와 목표에 맞게 풀어내는 일이 전문가들이 보는 최우선 과제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2. 흥미 요소와 GX, 수업을 지루하지 않게
'흥미 요인'은 2·3차 모두 상위권이었습니다(3.86→3.98). 전문가들은 시퀀스와 템포의 변경, 리듬과 음악의 활용, GX(그룹 운동)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자 간 상호작용을 구체적 대안으로 꼽았습니다. 논의에서 인용된 선행연구들도 정적인 근력운동 위주의 구성이 참여자에게 권태감을 줄 수 있어 흥미 요소와 미적 속성이 더해진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저자들은 발레·무용과의 접목, 다양한 기구와 소도구의 활용 역시 필라테스를 역동적인 운동으로 바꾸는 동기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가장 크게 오른 항목은 '지도자 자질'
지도자 관련 요인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큐잉과 개별 운동자 배려를 담은 '지도자 역할 요인'은 두 라운드 모두 상위권을 지켰고, 2차에서 최하위였던 '지도자 자질 요인'은 3차에서 3.19에서 3.67로 10개 요인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문항에 '몸과 근육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 습득'이 보완되자 전문가들의 동의가 뚜렷해진 것인데, 지도자 스스로의 꾸준한 공부와 성찰이 필라테스 대중화의 조건이라는 공감대를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현장 적용
내일 수업에서 바로 시도해 볼 만한 것은 '한 동작, 세 가지 버전'입니다. 같은 시퀀스라도 회원의 연령과 체력, 목표에 따라 강도와 가동범위를 달리한 변형을 미리 준비해 두고, 수업 중 큐잉으로 각자에게 맞는 버전을 안내해 보세요. 원장님이라면 월 1회라도 음악과 리듬을 활용한 그룹 클래스를 편성해 회원 간 교류와 재미를 더하는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지루하다"는 인식을 바꾸는 일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수업 설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이 연구가 현장에 주는 메시지입니다.
마무리
요약하면, 전문가들은 필라테스 대중화의 답을 원리를 지키는 맞춤화, 흥미를 더하는 수업 설계, 그리고 공부하는 지도자에게서 찾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델파이 조사로, 실제 회원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한 것은 아니며, 도출된 개선요인을 적용한 결과가 어떤지는 후속 연구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센터에서는 열 가지 요인 중 어디가 가장 약한 고리인가요?
참고문헌
김윤경, 정숙희 (2020). 필라테스 대중화를 위한 메소드 개선요인에 관한 연구. 우리춤과 과학기술, 51, 85-113.
※ 본 글은 위 논문을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요약·재구성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 논문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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