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회원의 비밀, 목표 성향보다 조화열정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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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또렷한 회원이 의외로 일찍 그만두고, 특별한 목표 없이 수업 자체를 즐기던 회원이 몇 년째 꾸준히 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등록을 이어가게 만드는 힘이 성취 의지라면 전자가 더 오래 남아야 할 텐데, 현장의 경험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필라테스 참여자 254명의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분석해 이 의문에 답을 내놓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속의 열쇠는 목표 성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성향이 만들어 내는 열정의 질이었습니다.
이 연구가 살펴본 것
연구진은 서울·경기·충청 지역에서 필라테스에 참여 중인 성인 254명(여성 226명, 평균 연령 23.63세)을 설문 조사해, 성취목표성향과 운동열정, 운동지속의도 사이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했습니다. 성취목표성향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과제성향은 남과의 비교보다 자신의 배움과 향상에서 유능감을 느끼는 성향이고, 자아성향은 남보다 잘하는 것에서 유능감을 찾는 성향입니다. 열정도 두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운동이 삶의 다른 영역과 균형을 이루며 즐겁게 이어지는 조화열정, 그리고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죄책감이 드는 강박열정입니다.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과제성향은 조화열정을 유의하게 높였지만 강박열정에는 영향이 없었고, 자아성향은 어느 열정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지점은 과제성향이든 자아성향이든 운동지속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지속의도로 이어진 길은 단 하나, 과제성향이 조화열정을 거쳐 지속의도를 높이는 간접 경로뿐이었습니다.
1. 성향만으로는 회원이 남지 않는다
이 연구에서 과제성향과 자아성향 모두 운동지속의도에 직접 효과가 없었습니다. 경쟁 스포츠나 일반 운동을 다룬 여러 선행 연구에서는 성취목표성향이 지속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돼 왔는데, 필라테스에서는 다른 그림이 나온 것입니다. 연구진은 필라테스가 성과 경쟁보다 내적 만족과 자기 돌봄을 중시하는 비경쟁적 운동이라는 점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회원이 얼마나 성취 지향적인가보다, 그 마음이 어떤 정서 경험으로 바뀌는가가 지속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2. 지속으로 가는 유일한 경로, 조화열정
조화열정은 운동지속의도에 강한 정적 영향(β=.624)을 보였고, 과제성향이 조화열정을 거쳐 지속의도에 이르는 매개 경로도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간접효과 β=.184). 반면 강박열정은 지속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고 매개효과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해야 하니까 한다는 압박감은 당장의 출석을 만들 수는 있어도 오래가는 참여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지속의 경로는 배움을 즐기는 성향이 삶과 조화를 이루는 열정으로 무르익고, 그 열정이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길 하나였습니다.
3. 비교와 경쟁의 동기는 필라테스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남보다 잘하고 싶다는 자아성향은 조화열정에도, 강박열정에도, 운동지속의도에도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경쟁 중심의 스포츠에서라면 순위나 비교가 강력한 동기가 되지만, 성과보다 자기 조절과 내적 만족이 중심인 필라테스 환경에서는 비교 심리가 정서나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합니다. 수업에서 회원 간 실력 차이를 부각하거나 비교 분위기를 만드는 접근이, 적어도 지속이라는 목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현장 적용
내일 수업에서 바로 해 볼 수 있는 한 가지는 피드백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다른 회원과의 비교나 눈에 보이는 결과 대신, 지난주의 본인과 비교해 무엇이 좋아졌는지를 짚어 주세요. 지난번보다 호흡이 동작과 잘 맞았다, 지난달에는 어렵던 가동 범위가 오늘은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식으로 과정과 향상에 초점을 둔 말은 배움 자체를 즐기는 과제성향을 자극하고, 이것이 조화열정이 자라는 토양이 됩니다. 신규 회원 상담에서도 체형 변화 목표만 묻기보다 어떤 순간에 운동이 즐거웠는지를 함께 물어보면, 회원 스스로 운동의 내적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운영 측면에서는 무리한 고빈도 등록 권유보다 회원의 일상 리듬에 맞는 수업 빈도를 함께 설계해 주는 쪽이, 운동이 삶과 갈등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길입니다.
마무리
회원을 오래 다니게 하는 것은 목표 의식 그 자체가 아니라, 운동이 삶 속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을 때 생기는 조화열정이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자기보고 설문에 기댄 횡단 연구라 인과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고, 표본이 평균 23.63세의 젊은 여성 중심이어서 중장년 회원에게 일반화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장님의 센터에서 가장 오래 다니는 회원들은 지금 어떤 열정으로 운동하고 있나요?
참고문헌
주우영, 유지은 (2025). 필라테스 참여자의 성취목표 성향과 운동지속의도 간의 관계: 운동열정의 매개효과. 코칭능력개발지, 27(10), 164-172.
※ 본 글은 위 논문을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요약·재구성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 논문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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