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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칼럼

무용수만 온 것이 아니었다: 조셉의 스튜디오를 찾은 성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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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인사이드랩
26-09-27 08:47 6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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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를 찾는 회원의 첫 마디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허리가 아프다, 자세가 틀어졌다, 다치고 나서 재활을 권유받았다. 강사도 자연스럽게 회복과 교정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조셉 필라테스가 뉴욕에서 운영하던 스튜디오의 회원들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장면이 나옵니다. 무용수 옆에 성악가들이 있었고, 그들은 다친 몸을 고치러 온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북미 필라테스 강사 뉴스레터에 실린 한 역사 기고가 이 대목을 짚습니다.

1. 그들은 고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원문 필자가 정리한 바에 따르면, 조셉의 스튜디오를 드나든 무용수들은 부상을 안고 오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성악가들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있어서가 아니라 근력과 컨디셔닝을 위해 주 이삼 회씩 꾸준히 나왔다는 것입니다. 무대에 서는 사람이 무대에 서기 위해 몸을 미리 채워 두는 일상적인 훈련이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오늘 우리가 필라테스를 설명하는 방식은 대개 무너진 것을 되돌린다는 회복의 언어에 기대어 있습니다. 그런데 초기 스튜디오의 한쪽은 앞으로 쓸 몸을 준비시킨다는 전혀 다른 언어로 굴러가고 있었던 셈입니다. 재활이 필라테스의 전부가 아니라 여러 쓰임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은,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수업을 어떻게 소개할지에도 그대로 영향을 줍니다.

2. 목소리 선생이 운동을 조건으로 걸었다

흥미로운 것은 성악가들이 모두 스스로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뉴욕에서 이름이 알려진 성악 지도자였던 윌리엄 허먼이 자기 학생들을 조셉의 스튜디오로 여러 명 보냈습니다. 원문에 따르면 적어도 한 명에게는 필라테스를 계속하지 않으면 발성 수업을 이어 가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달았다고 합니다. 레슨비를 받는 선생이 자기 수업 바깥의 운동을 조건으로 걸었다는 것은, 그 운동이 자기 수업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허먼의 문하에는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섰던 로버타 피터스 같은 이름도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옮기면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회원에게 저 스튜디오를 다녀야 내 레슨이 된다고 말해 주는 관계인데, 한국의 스튜디오가 병원이나 트레이너, 공연 팀과 맺고 싶어 하는 연결이 정확히 이 모양입니다.

3. 하루 한두 시간, 벽 도르래 앞에서

구체적인 장면도 남아 있습니다. 소프라노 엘레인 말빈은 체구가 작고 약해서 그 길은 어렵겠다는 말을 들었던 사람인데, 원문이 인용한 1956년 미국 지역지 기사는 그가 뉴욕에 있는 조셉의 체육관에서 하루 한두 시간을 운동에 쓴다고 적고 있습니다. 기사가 특히 언급한 것은 벽에 매달린 도르래를 당기는 운동이었고, 그 효과를 두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는 짧은 표현이 붙었습니다. 오늘날로 옮기면 벽에 고정된 스프링, 그러니까 타워나 월 유닛 앞에 서서 팔로 저항을 끌어오는 바로 그 운동입니다. 선 자세로 팔을 쓰면 늑골과 등 위쪽이 함께 일을 하게 되고, 숨이 드나드는 공간이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가 즉시 드러납니다. 당시의 설명이 오늘의 해부학 용어와 같을 리는 없지만, 목소리를 쓰는 사람들이 선 채로 하는 저항 운동에 매일 시간을 들였다는 기록 자체는 분명합니다.

4. 한국 스튜디오에서 다시 읽는다면

한국의 스튜디오에서 상담 창구를 지켜보면 신규 유입의 상당수가 통증과 체형에서 출발합니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회복을 이유로 들어온 회원은 회복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그만둘 이유도 함께 갖게 됩니다. 반대로 준비를 이유로 들어온 회원은 그 일을 계속하는 한 그만둘 이유가 없습니다. 이 차이는 재등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필라테스를 어떤 운동으로 소개하고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목소리로 하루를 버티는 직업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교사, 상담사, 영업직, 성악이나 뮤지컬을 전공한 학생, 그리고 하루 대여섯 타임 동안 쉬지 않고 큐를 내보내는 강사 자신입니다. 이 회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픈 곳을 고쳐 주는 수업이 아니라, 내일도 같은 강도로 쓸 몸을 미리 채워 두는 수업입니다.

실전 적용

다음 주 신규 상담에서 질문 하나만 바꿔 보시기를 권합니다. 어디가 불편하신지 묻고 난 다음에, 하루 중 가장 오래 쓰는 몸이 어디인지를 한 번 더 묻는 것입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과 서서 말하는 시간이 긴 사람은 같은 라운드 숄더라도 수업에서 손댈 자리가 다릅니다. 목소리를 쓰는 회원이라면 수업의 마지막 삼 분을 누운 자세 대신 선 자세로 마무리해 보십시오. 타워나 월 스프링, 여의치 않으면 밴드를 기둥에 걸고 가벼운 저항을 당기면서 숨을 길게 내보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강사 자신에게도 같은 삼십 초가 필요합니다. 다음 타임 문을 열기 전에 서서 늑골이 옆으로 벌어지는 호흡을 세 번만 하고 들어가면, 그날 마지막 수업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달라집니다.

마무리

조셉의 스튜디오에 성악가들이 드나들었다는 기록은, 필라테스가 아픈 사람만의 운동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회복시키는 일과 준비시키는 일은 같은 기구 위에서 일어나지만 회원에게 건네는 말은 다릅니다. 이번 주 상담에서 당신은 회원의 몸을 어느 쪽 언어로 설명하고 있었습니까.


참고: Singers at Joseph Pilates Studio — Pilates Intel, Jonathan Grubb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니며, 원문에 포함된 필자의 개인 페이지 안내 등 홍보성 내용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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