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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칼럼

다리가 흔들리는 회원을 보았다면: 파킨슨 회원과 수업을 이어가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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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인사이드랩
26-09-18 08:36 9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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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킥 시리즈에서 한쪽 다리를 공중에 들었을 때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회원이 있다. 브리지처럼 발바닥이 바닥에 닿아 있으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리포머 풋워크에서도 토즈 포지션에서는 보이는데 아치나 힐로 바꾸면 잦아든다. 몇 달 동안 이 장면을 지켜본 프랑스 리옹의 한 스튜디오 원장은 결국 회원에게 진료를 권했고, 그 회원은 마흔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 이후 두 사람이 가장 먼저 정한 것은 운동을 언제 그만둘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수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가였다.

1. 흔들림은 조건에 따라 나타난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것은 흔들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드러나고 어떤 조건에서 사라졌는지다. 발이 바닥이나 풋바에 눌려 있으면 잘 보이지 않다가, 다리가 공중에 뜨거나 발가락 끝으로 지지하는 순간 뚜렷해졌다. 스트랩에 발을 걸었을 때, 프런트 스플릿처럼 균형이 필요한 동작에서는 위험 신호에 가까워졌다. 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병명을 짐작해 말하는 것은 강사의 일이 아니고, 그렇게 꺼낸 말은 회원의 불안만 키운다. 대신 관찰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진료를 권하는 것은 할 수 있다. 파킨슨병을 노년의 질환으로만 아는 통념도 이 지점에서 문제가 된다.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스물아홉에 진단받은 사례가 예외처럼 알려져 있지만, 원저자의 회원은 마흔에 진단을 받기까지 여러 달을 다른 진단 아래 보냈다.

2. 매트보다 기구가 쉬워지는 이유

원저자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회원 세 명을 가르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손발이 어딘가에 고정된 채 움직이는 기구 동작에서 사지 통제가 훨씬 안정적이었고, 지지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매트에서는 그만한 안정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저항도 마찬가지였다. 스프링이 무거울수록 힘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큰 저항이 어디에 힘을 써야 하는지를 몸에 알려 주는 정보가 되어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됐다. 반대로 어려워진 것은 앞발로 미는 동작들이었다. 운다 체어의 펌핑, 리포머의 이브스 런지처럼 한쪽 앞발에 체중을 싣는 동작, 뒤꿈치를 높이 든 자세를 요구하는 동작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스토막 마사지도 발가락 대신 앞발 전체를 대고 수행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3. 속도를 늦추면 드러나는 것

회원이 가장 답답해한 것은 힘이 없다는 느낌이 아니라 동작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감각이었다. 감각이 둔해진 것이 아니라 몸이 예전처럼 응답하지 않는 상태에 가까웠다. 무의식적으로 되던 동작이 이제는 집중을 요구하고, 스위밍처럼 팔다리를 엇갈려 쓰는 협응 동작이 특히 어려워졌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잠시 개인 수업으로 돌아가 속도를 크게 낮췄다. 그 과정에서 뜻밖의 발견이 있었다. 진단 전 니 스트레치 시리즈에서 빠른 속도로 스무 번을 밀어내던 회원이, 속도를 늦추자 그동안 대퇴사두에 기대어 왔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린 것이다. 앞쪽 근육이 예전만큼 반응하지 않으니 뒤꿈치로 바닥을 눌러 뒤넙다리근을 쓰는 길밖에 남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깊은 복부 연결을 다시 배우게 됐다. 개인 수업의 목적은 난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통제되는 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데 있었다.

4. 그룹에 남고 싶다는 요청

수정안을 찾은 뒤 회원이 원한 것은 개인 수업의 연장이 아니라 그룹 복귀였다. 어떤 동작을 못 하더라도 따로 지목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여기서 강사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 티 나지 않게 안전을 지키되, 회원이 스스로 움직임을 조절할 여지는 남겨 두는 일이다. 원저자는 이 균형이 회원의 컨디션 못지않게 중요했다고 말한다. 스튜디오에서 동료 회원들과 주고받는 평범한 대화가 그 자체로 회복의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스튜디오에도 그대로 옮겨지는 대목이 있다. 정원이 여덟 명 안팎인 그룹 수업에서 한 사람에게만 계속 다가가면 본인이 먼저 불편해진다. 또 여러 강사가 돌아가며 수업을 맡는 구조에서는, 회원의 동의를 받아 상담 기록에 한 줄만 공유해 두는 것이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게 만드는 것보다 낫다. 참고로 영국의 한 재활 전문 스튜디오는 복잡한 동작 순서를 나누어 익히는 방식과 자세를 다루는 운동이 파킨슨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들며, 정기적인 신경계 물리치료 평가와 병행하는 운영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실전 적용

이번 주 수업에서 흔들림이나 유난한 불안정이 보이는 회원이 있다면, 판단하지 말고 조건부터 세 가지만 기록해 보자. 발이 지지되어 있는가 떠 있는가, 속도가 빠른가 느린가, 저항이 큰가 작은가. 이 세 축만 적어 두어도 다음 수업의 세팅이 달라진다. 회원에게 말할 때는 병명이나 원인을 짐작하지 말고 관찰한 장면만 그대로 전한 뒤 진료를 권한다. 이미 진단을 받은 회원이라면 약 복용 시간대에 따라 컨디션 차이가 있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면 상태가 좋은 시간대로 예약을 조정한다. 그룹 복귀가 목표라면 개인 수업 두세 회에서 대체 동작을 미리 정해 두고, 그룹에서는 그 동작을 말없이 제시하는 방식이 회원의 부담을 가장 적게 만든다.

마무리

진단명은 회원의 것이고, 조건을 읽고 세팅을 바꾸는 일은 강사의 것이다. 오늘 수업에서 유난히 흔들리던 그 회원, 어떤 지지와 어떤 속도에서 그 흔들림이 잦아들었는지 기억하고 있는가.


참고: Pilates for Parkinsons — Pilates Intel(Miranda Lindgard, 프랑스 리옹 Pur Pilates 원장) · 원문 보기
보조 참고: Pilates and Parkinson’s — The Core, Balanced Body(Sarah Sessa) · 원문 보기
※ 본 글은 위 원문들을 바탕으로 한국 필라테스 강사·원장 분들에게 맞게 재구성한 칼럼입니다. 원문 그대로의 번역본이 아니며, 원저자의 교육 과정·스튜디오 안내는 제외했습니다. 특정 질환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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